[출처] 경남도민일보 (2021/02/05)
[주요내용]
CECO 지난해 넉 달만 가동
전시·회의 취소 전년비 30배↑
업계, 온라인 전환 한계 지적
"긴 터널 끝나길 기다릴 뿐"
"지난해 매출은 2019년보다 70% 감소했습니다. 올해 상반기도 마찬가지일 것 같고, 이 긴 터널이 끝나길 묵묵히 기다릴 뿐입니다."
창원에서 마이스산업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상반기 매출이 '0'이었다고 밝히며 올해 확산세가 꺾이기 전까지는 회복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 여파로 경남지역 마이스산업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마이스(MICE)는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를 아우르는 말이다.
경남도가 집계한 2019~2020년 창원컨벤션센터 전시·회의 개최 현황을 보면 지난해 전시장 사용건수는 71건이다. 2019년(94건)보다 24.46%(23건) 줄었다. 지난해 회의실 사용건수도 783건으로 2019년(1071건)보다 26.89%(288건) 줄었다. 전시장과 회의장이 빌 때는 더 잦았다. 지난해 전시장 가동률은 26.6%에 불과했다. 2019년(7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회의실 가동률도 27.8%로 2019년(61%)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미친 타격이 컸음을 보여준다. 전시장, 회의실은 2019년 7개월 이상 가동됐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12개월 중 4개월만 사용된 것이다.
전시·회의 취소 건수는 급증했다. 지난해 취소 건수는 224건(전시 41건·회의 183건)에 이른다. 2019년(8건)보다 30배 가까이 급증했다.
경남도는 마이스업계를 위해 온·오프라인 병행 행사, 지원비 지급 등 대책을 마련해 시행했다.
도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마이스산업 전반에 걸쳐 온라인이나 온·오프라인 병행 행사를 개최하고 ㈔경남컨벤션뷰로도 급변하는 회의산업 추세에 맞춰 향후 다양한 형태의 비대면 사업을 추진했었다. 또 지난해 지역 특화 마이스 행사,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 개발 등을 돕고자 도내 마이스업계 40여 개사에 업체당 500만 원을 지원했다.
업계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고서는 해결책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창원컨벤션센터에 입주한 한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지원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 속 타격이 큰 업종으로도 알려지지 않아 재난지원금도 받지 못한 마이스업계에 반가운 지원책"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마이스산업이 온라인, 비대면 콘텐츠로 기운다면 기존 업계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명, 경호, 무대 장비, 사회자, 지역 가수 등 현장에 집중된 기존 지역 마이스업계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 회원들은 수입이 '0'에 가까운 본업을 제쳐놓고 일일 방역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스업계 종사자들로 구성된 경남MICE·관광포럼에 따르면 2016년 출범 당시 11개사였던 회의·전시회 기획업체가 4년 동안 4곳이나 사업을 접었다.
포럼 관계자는 기획업체가 어려우면 기획업체와 연결된 회원사들도 일감이 줄어 자연스레 마이스산업이 쇠퇴한다고 우려했다. 또 지역에 유치한 마이스산업은 지역업체에 일감을 할당하는 상생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업계 지원과 더불어 온·오프라인 행사를 올해도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국 관광진흥과 마이스산업 담당은 "지난해 진행했던 마이스업계 현금 지원 계획은 아직 없다"며 "올해는 도내 등록 관광사업체 중 국제회의를 기획하는 업체 10여 곳의 지원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